내가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회사 동료분께서 빌려주신 덕분에 2024년 12월에 읽었다. 처음에 이 책을 빌려주신다 할 때 조금 망설였지만, 그래도 이런 기회가 있을 때 읽어보자 생각을 했다. 그리고 빌린 책이니까 마감 효과(?)가 나서 더 빨리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책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내 여행 이야기를 조금 써볼까 한다. 이 책에 왜 관심이 갔는지 설명하기 위해서다.
직장인이 되면서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그러면서 여행에 재미를 들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본으로 시작했던 여행이 지금은 6대주 중 아프리카 빼고 다 가본 상황이 됐다. 그 결과 또래에 비해 비록 돈은 많이 못모았지만 여행을 안해봤으면 몰랐을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또한 우리나라 사회의 안좋은 면에 대해 비판적 시선이 생겼다. 예전 같았으면 보이지 않았을 부분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저 나라는 부자다, 살기 좋다, 경치가 예쁘다- 이런 관점이 아니다. 예를 들면 영국에서 장애인들이 아무 불편함 없이 버스를 타고 여행을 다니는 걸 보며 '우리나라는 왜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가?' 라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오스트리아에서 파업 시위하는 현장을 보고 그걸 응원하는 시민들을 보면서 '왜 우리나라는 노동자끼리 적대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여행이 더 좋은가 라는 깨달음도 있었다. 무언가를 보겠다는 목적으로 가는 여행은 그걸 본 순간은 기쁘고 감동적일지 몰라도 나에게 오래 남는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사전 정보 없이 우연히 마주한 것들이 더 오래 깊게 남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이에 대해서는 <단속사회 - 엄기호>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
단속사회 - 엄기호
2024년 9월에 읽은 책으로, 간만에 사회 이슈를 다룬 논픽션을 읽게 됐다.이 책은 를 읽다가 발견했다. 알라딘 중고서점은 그 책에 감사해야 한다. 그 책에서 인용한 문구들 덕에 여러 가지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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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나 자신에 맞는 여행의 기술이 있고, 그래서 나에게 맞는 즐겁게 여행하는 방법을 스스로 알지만, 알랭 드 보통이 생각하는 즐겁게 여행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궁금했다. 나와 비교해볼 겸 읽기 시작한 책이다.
책 내지에 "우리가 슬플 때 우리를 가장 잘 위로해주는 책은 슬픈 책이고 외로울 때 우리가 달려가야 할 곳은 휴게소인지도 모른다" 는 문장이 있다. 전자는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어 판단이 어려운데 후자는 좀 공감가는 면이 있다. 그 외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보자.
기대보다 좁은 영역을 돌아다닌 건 약간의 실망 포인트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여행지를 소개하는 책이 아닌 여행 에세이므로 여행 범위가 얼마나 넓고 크냐보다는 여행지에서 무엇을 느꼈느냐가 더 중요하겠거니 생각하기로 했다.
출발
[ 기대에 대하여 ]
언제든 기대는 산산조각날 수 있다. 여행처럼 변수가 많은 건 더 그러하다. 특히 날씨가 좋아야 여행 전 기대하던 예쁜 풍경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천운에 맡겨야 하고. 암튼 그런 것들은 내려놓음으로서 나는 많이 해결됐다.
크게 주목한 부분은 세 가지다. 카탈로그에서 보는 멋진 이미지와 현실은 다를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불과 며칠 전 홈쇼핑에서 미국 여행 판매하는 걸 보며 고객이 갈 수 있는 건 특정 시점인데 왜 벚꽃과 단풍과 여름 나이아가라 풍경을 다 보여줘서 허튼 기대감을 품게 하나 라는 비판을 했었다.
또 여행 직전의 권태(21페이지)도 매우 공감이었다. 역까지 가려면 피곤하고 줄을 서야 하고 볼거리를 찾아 움직여야 하고… 심지어 나는 이걸 콘서트장에서도 느낀다 ㅋㅋ
마지막으로 동행인과 싸웠을 때 여행의 즐거움이 엄청나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39페이지). 이게 내가 혼자 여행다니는 걸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하여 ]
p52 / 사실 목적지는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욕망은 떠나는 것이었다.
p83 /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공항 휴게소 비행기 기차 호텔 등에 대한 여러 생각을 담았다. 가장 공감간 건 기차에서 생각을 하기 가장 좋다는 부분이었고, 공항에서 비행기 이착륙을 보는 재미(?)에 대해서는 이걸 좋아하는 지인이 떠올랐다.
사진이 컬러였으면 더 좋았겠다 생각이 든 챕터였다.
동기
[ 이국적인 것에 대하여 ]
p109 / 우리가 외국에서 이국적이라고 여기는 것은 우리가 고향에서 갈망했으나 얻지 못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내 경우 유럽인에게 동양이란(성서의 동방박사처럼) 튀르키예 등 유라시아 혹은 서아시아임을 깨달은 건 오래되지 않았다. 어릴 적엔 당연히 동양이 한중일 쪽을 말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저들이 동양에 관심을 가질 때 한중일은 알지도 못했고 그나마 중국 조금 아는 정도? 그래서 그 관점에서의 동양 이야기는 좀 흥미롭긴 하다. 디른 관점의 이야기를 보는 거니까. 그래도 이전 장에 비하면 재미는 떨어졌다.
[ 호기심에 대하여 ]
얏호 마드리드다! 나에게 마드리드는 별 기대없이 갔지만 기대보다 훨 좋았던, 더 머물지 못해 아쉬웠던 장소다.
p156 / 나의 발견은 나에게 생기를 주어야 했다.
p158 / 전에 와서 사실들을 발견한 탐험가들은 그런 행동을 통하여 의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해놓았다. 이런 구별은 세월이 흐르면서 거의 불변의 진리로 굳어져, 마드리드의 중요한 것들은 이미 가치가 확정되어버렸다. (…) 안내 책자가 어떤 유적지를 찬양한다는 것은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권위 있는 평가에 부응할 만한 태도를 보이라고 압력을 넣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런 '가치가 확정된' 것들의 모임이 패키지 여행일 것이다. 사실 여행지 뿐 아니라 정말로 무엇이건 간에 모든 사람에게 같은 평을 들을 수는 없다. 어떤 이는 튀르키예에서 파묵칼레가 정말 별로였다고 했지만 나에겐 족욕의 경험이 너무 좋았던 여행지였고, 어떤 이는 스위스 인터라켄이 좋았다고 하지만 나는 그 돈 내고 다시 가기는 그닥.. 이라고 나뉘듯이 말이다.
저자에게 마드리드는 발견할 것이 없는 곳이었다. 마드리드를 좋게 봤던 나로선 슬펐지만 그가 말한 '발견'에 대한 건 매우 공감갔다. 내가 좋게 본 여행지는 다 나만의 '발견'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런던의 프림로즈 힐은 흔히 알려진 전망대보다 훨씬 낮은, 언덕 같은 곳에서도 전망을 볼 수 있다는 발견을 주었고 잔디밭에 앉아서 즐기는 그 소소한 행복감이 참 좋았다. 마드리드는 뭐가 좋았는지 콕 집기 어렵다. 다만 Kilómetro Cero 이야기로 슬쩍 흘려보려 한다. 이 발판의 위치는 내가 묵었던 숙소 근처인데, 이걸 밟으면 스페인에 다시 온다는 속설이 있다. 처음에는 마드리드 첫 인상이 좋지 않아 밟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마드리드를 떠나 다음 장소로 이동하게 된 날 이 근방을 지나며 꾸욱 밟고 인증샷을 찍었다. 그 며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훗날을 위해 남겨둔다.
풍경
[ 시골과 도시에 대하여 ]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내가 영국에서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은 곳이다. 갈 기회가 과연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장에서 저자가 여길 가니까 나도 간접체험을 해보겠다 이거다.
p181 / 이 시기(18세기 후반)에 도시 거주자들 가운데 많은 수가 처음으로 시골을 여행하기 시작했다. 건강을 회복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영혼의 조화를 회복하려는 것이었다.
p190 / 시인은 도시가 생명을 파괴하는 여러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비난했다. 사회 위계에서 우리의 지위에 대한 불안, 다른 사람들의 성공에 대한 질투, 낯선 사람들의 눈앞에서 빛을 발하고 싶은 욕망. 워즈워스의 주장에 따르면, 도시 거주자들은 뚜렷한 관점이 없기 때문에 거리나 저녁 식탁에서 이야기되는 것에 귀를 곤두세운다고 한다. 그들은 먹고살기가 편해도 자신에게 진정으로 부족하지도 않고 또 자신의 행복을 좌우하지도 않는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p210 / 워즈워스는 자연 속의 어떤 장면들은 우리와 함께 평생 지속되며, 그 장면이 우리의 의식을 찾아올 때마다 현재의 어려움과 반대되는 그 모습에서 우리는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연 속의 이러한 경험을 "시간의 점'이라고 불렀다.
직딩이 되고 여행에 맛들린 2010년대 들어 이것저것 시달린 스트레스를 여행으로 풀곤 했는데 어느 순간 깨달았다. 자연이 엄청나게 그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걸. 볼거리 살거리 많다는 숱한 시장이나 쇼핑가도, 멋진 뷰를 볼 수 있다는 숱한 도시의 전망대도 내 정신을 치유해주지 않았는데 런던 근교에서, 교토 근방에서(특히 아라시야마), 뉴질랜드 남부에서, 캐나다 밴프에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 및 아르헨티노 호수에서, 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와 발파라이소에서 숱한 위안과 (워즈워스가 말한) 시간의 점을 만났다.
[ 숭고함에 대하여 ]
시나이 사막이 어딘지 궁금해서 구글맵에서 찾아보니 '시나이반도'로 나오고, 이집트 영토이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이집트 위치가 아닌 이스라엘에 근접한 위치에 있다. 성서에 자주 언급되는 곳이라고 한다.
p227 / 풍경은 힘, 즉 인간의 힘보다 크고 인간에게 위협이 될 만한 힘을 보여줄 때만 숭고하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어떤 장소에서 느끼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저자는 '숭고하다(sublime)'고 표현했다. 내용 자체는 성서 언급이 많아 대충 읽게 된 면이 없잖아 있으나 자연 앞에서 인간이 별 거 아닌 존재라는 건 나도 여행을 다니며 느꼈던 부분이라 공감한다. 특히 요세미티에 갔을 때 그런 감정을 느꼈다.
p242 / 만일 세상이 불공정하거나 우리의 이해를 넘어설 때, 숭고한 장소들은 일이 그렇게 풀리는 것이 놀랄 일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마지막 242 페이지 내용은 상심할 일이 있을 때 위로가 될 구절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에게 시의 적절하게 등장한 구절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한편 <철학의 위안 - 알랭 드 보통>에서 언급한 세네카가 떠오르기도 하다.
철학의 위안 - 알랭 드 보통
이전에 읽은 에서 알랭 드 보통은 불안의 해결책 중 하나로 철학을 제시했다.그래서 이 사람이 다룬 철학은 어떤 걸까? 궁금해서 읽어보게 됐다. 이 책은 여섯 명의 철학자를 다루는 책인데,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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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 눈을 열어주는 미술에 대하여 ]
p260 / 우리는 세계의 주요한 요소들을 유능하게 전달하는 그림을 사실적이라고 부르기 쉽다. (…) 모든 사실주의적 그림은 현실의 어떤 특징을 도드라지게 나타낼 것인지 선택한다. 전체를 완전히 포착하는 그림은 없다.
고흐는 본인이 생각하는 프랑스 남부의 핵심을 표현한 그림이 존재하지 않고, 그래서 본인이 직접 그리겠다고 생각했다 한다. 그럼 내가 거길 가면 고흐의 그림과 같은 관점에서 보게 될까 아니면 다른 부분을 보게 될까? 예상하기 어려운 흥미로운 부분이다. 고흐 덕에 사이프러스와 올리브 나무가 달리 보이게 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272 페이지에 언급된 아를에 있다는 '반 고흐의 길'이 궁금해졌다.
p288 / 사실 예술 단독으로 열광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없다. 또 예술은 예술가들에게만 있는 독특한 정서에서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예술은 단지 열광에 기여를 하고, 우리가 이전에는 모호하게만 또는 성급하게만 경험한 감정들을 좀 더 의식하도록 안내할 뿐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내년에 여행할 곳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지막 문장에 공감한다. 다음 여행지를 선택하는데 예술이 영향을 준 경우가 많다. 아를도 같은 이유로 관심이 생겼다.
[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하여 ]
p306 / 풍경의 진정한 소유는 그 요소들을 살피고 그 구조를 이해하고자 하는 의식적 노력에 달려 있다. 우리는 눈만 뜨면 아름다움을 잘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아름다움이 기억 속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의도적으로 파악하느냐에 달려 있다. 카메라는 보는 것과 살피는 것 사이의 구별, 보는 것과 소유하는 것 사이의 구별을 흐려버린다.
사진을 찍어두고 그 결과물을 훗날 봤을 땐 사진 찍을 당시를 일깨워준다. 하지만 '멋지게 찍은 사진'에 맛들리면 여행에서 사진이 메인이 되고 ('사진을 찍었으니 이제 다른 장소로 가자' 식이 되는 것) 여행지를 찬찬히 살피지 못했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다. 사진을 찍은 순간과 연결된 추억이나 이야깃거리가 없으면 사진을 열심히 찍어봐야 되새길 것이 없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즐길 거 다 즐기고 '이건 남겨야겠다' 생각이 들면 그 때 사진 찍는 것으로 여행 방식을 바꾸어보니 훨씬 남는 게 많았다. 예외는 음식 사진이다.
여행지에서 그림(스케치) 그리는 사람을 보며 신기하다, 능력자인갑다, 근데 왜 굳이 여기서 할까? 생각한 적 있다. 저자가 p300 부분에서 힌트를 준다.
데생이 아무런 재능이 없는 사람도 연습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그것이 우리에게 보는 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었다. 즉 그냥 눈만 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피게 해준다는 것이다. 눈앞에 놓인 것을 우리 손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슨하게 관찰하는 데서부터 자연스럽게 발전하여 그 구성 요소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게 되고, 따라서 그것에 대한 좀 더 확고한 기억을 가지게 된다.
그림 그리는 사람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더 깊이 이해하고 머리에 각인할 수 있던 것 같다.
하지만 여행에 많은 시간을 쓰기 어려운 K직장인 입장에서 그림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거 같고 '말 그림'은 좀 연습하면 되지 않을까? 매일 주제 하나씩 잡고 연습해볼까 생각이 들었다. (쉽진 않겠지.. 내 능력의 부족함을 여실히 느끼게 될 거 같다.)
귀환
[ 습관에 대하여 ]
p334 / 우리가 여행으로부터 얻는 즐거움은 여행의 목적지보다는 여행하는 심리에 더 좌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p341 / 혼자 여행을 하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함께 가는 사람에 의해 결정되어버린다.
p344 / 우리에게 먼 땅으로 떠나기 전에 우리가 이미 본 것에 다시 주목해보라고 슬며시 우리 옆구리를 찌르고 있다.
나도 동네 여행을 해본 적 있다. 이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좀 있어야 가능한데, 일찍 퇴근한 어느 날 버스 정류장에서 집으로 걸어가면서 좀 더 자세히 동네를 들여다보았다. 단풍이 한창이던 때였다. 지금은 없는 가게의 간판이 어딘가 숨어있는 경우도 있었고, 놀이터 계단의 벽돌 타일도 새로운 발견이었다. 가장 놀라웠던 건 어떤 은행나무다. 가지와 잎이 만들어낸 나무의 모양새가 둥근 원 모양이었다. 엄청난 조경 기술을 가진 사람이 시도해도 저런 모양이 안나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것들을 사진 찍었다가 그날 저녁 가족들에게 보여주니 동네에 이런 게 있었냐 놀라워한다.
저자 말대로 익숙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유리감옥 - 니콜라스 카>에 나온 것처럼 네비게이션으로 오가는 것에 길들여지다보니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 탓도 크다.
유리감옥 - 니콜라스 카
2024년 11월에 읽은 책이다. 다만 언제 샀는지도 기억 안난다. 책 표지의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왜 무능해지나’ 라는 문구를 보고 내 취향이겠다 싶어 샀다는 건 기억난다. 참고로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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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낯설어야 더 자세히 보는 데 공감한다. 여행지를 자세히 보는 건 낯선 곳이고 다시 오기 힘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
이 책을 다 읽어갈 무렵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런 여행 에세이 써보고 싶다. 여행지에서의 시시콜콜한 경험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느낀 내 철학을 다루는 내용으로."
그런 점에서 좋은 롤모델을 만난 느낌이었다. 그래서 결국 구매하게 됐다.
참고로 이 책은 국내에서 두 번 출간됐다. 2004년에 출간된 '이레'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구판이 있고, 2011년에 출판사가 '청미래'로 바뀌어 개역판이 나왔다. 내가 읽은 것은 구판이고, 책이 맘에 들어 구매하려 할 때 개역판의 존재를 알게 됐지만 구판의 표지 디자인이 더 맘에 들어 중고서적으로 구했다. 어차피 역자도 동일하고, 내용 같겠구나 싶어서.
내돈내산이자 내가 쓴 독후감/서평 39편 :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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