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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다독 2025

94. 톨스토이 단편선 1,2 - 톨스토이

by 김연큰 2025. 12. 29.

지난 번 <나를 찾아줘>에서 이게 올해(2025년) 마지막일 거 같다고 했는데 아니었다 ㅋㅋ 역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번에 이 책을 읽은 계기는 독특하다. 책장에 방치된 책 중 두 권이었는데 얼마 전 어떤 일로 받칠 것이 필요했다. (맹세하는데, 냄비받침 목적은 아니었다. TMI지만 냄비받침은 이미 집에 세 개나 있다.) 근데 높이가 이 책이 딱 적절해서 잠시 그런 용도로 사용했다가, '그러고 보니 이 책 안읽은지 넘 오래 됐네...? 인연이다 생각하고 읽을까?' 하면서 읽었다.

 

책은 되게 쉽게 써있다. 문장이 짧고 간결하고 대부분 우화적이랄까, 종교적 내지 도덕적 가르침을 담은 느낌. 그 이유가 1권 해설 쪽에 나오는데 '중개사'라는 출판사에 싣게 된 것과 관련이 있다. 이 출판사의 사명은 민중의 읽을거리에서 품위가 낮고 저급한 문학을 밀어내는 것이었고, 톨스토이가 적은 바에 따르면 그 출판사의 방향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라고 한다. 또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이든 재밌어해야 하고 감동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즉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한 민중문학을 써야 했기에 문장이 짧고 이해하기 쉬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이 책을 비판하는 의견의 씨앗이 된다. 작품 해설에도 나와있다시피 N. N. 스트라호프는 톨스토이에게 쓴 편지 중 "이야기의 노골적인 교훈은 좋지 않아 그것이 이야기의 흥미를 없애고 있습니다."라는 문장을 적었다고 하는데 나 역시 그러한 감정을 느꼈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어렸을 때 아이들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쓴 <성서 이야기>라는 책을 읽은 적 있는데 그걸 다시 읽은 느낌이랄까. 메시지가 강렬하고 도덕적이고 기독교적이다. 그러나 현실을 살아가는 어른들 입장에서 볼 때 (맞는 메시지임은 알지만 그 메시지를 실천하기에 현실은 너무 괴리가 있기에) 뭔가 씁쓸한 맛도 느껴지는 그런 책이다.

 

1권은 전반적으로 그런 우화적인 내용의 단편 열 두 편이 있고 2권은 열 일곱 편이나 있지만 편당 분량이 짧아 오히려 책 두께는 더 얇다. 그리고 2권의 내용들이 1권 특유의 우화적인 단편은 더 적고 신선한 작품이 많아서 대중적으로 추천하라면 난 2권을 추천하겠다. 1권은 아이들이 읽기에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인터넷 서점에서의 서평을 봐도 1권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권하는 경우가 많은 듯했다.

 

한편 이 책을 다시 읽으며 과거와 달라진 나를 새삼 느꼈다. 예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 내 감상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좋게 남아서거나 아니면 매스컴에서 추천한 책이었으니까-라는 이유로 남겨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읽고서는 이 책은 이제 내 책장에서 내보내기로 했다. 대작가의 책이고 방송에서 호평했다 한들 결국 내가 읽기 않을 책이면 책장에 공간만 차지하는 셈이니. 이 책을 원하는 다른 사람에게 보내주고 내 취향의 책으로 그 공간을 채우는 것이 더 맞겠다 싶다.

내돈내산이자 내가 쓴 독후감/서평/책 리뷰 94편 : 톨스토이 단편선 (톨스토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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