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의 '편집장의 선택' 코너에서 이 책을 접했다.
내가 어휘력이 부족하다는 게 고민이었는데, '사전'이라는 제목에 꽂혀서 샀던 걸로 기억한다.
단어 그 자체에 대한 에세이나 설명문 같은 건 줄 알았는데 소설이어서 당황하기도(물론 책 정보를 제대로 안 보고 산 내 잘못).
소설 내용을 간추리면 뒷표지에 인용된 '옮긴이의 말'에 있는 내용 그대로다.
주인공 에즈미는 몽당연필과 빈 단어 쪽지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이 모든 언어를 수집하고, 기록하고, 마침내 그것을 세상에 당당히 내보낸다. 이는 자신들이 세상의 중심이라 믿었던 빅토리아 시대 지식인 남성들의 편향된 인식과 허위에 맞서는, '정상'이 아닌 것으로 규정되었던 존재들의 저항이자 해방이다.
저자의 첫 장편소설이라는데 그럼에도 이야기가 꽤 탄탄하다고 생각했는데 <작가의 말> 부분을 보면 실화를 기반으로 하되 허구의 인물(주인공 에즈미)을 넣어 이야기를 끌어갔고, 그를 돕기 위해 실존인물 중 한 명의 비중을 높인 것이라고 고백한다.
물론 누구나 그렇게 한다고 이야기가 탄탄해지는 건 아니지만, 이야기 틀을 세우는데 도움은 되었겠다 싶다.
사실 가장 놀라웠던 건 어느 정도 실화였다는 점이다.
읽으면서 20세기나 지금이나 여성에 대한 대우는 큰 차이가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인지했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21세기의 우리나라보다 20세기의 영국이 더 진보적인 측면이 있다고 느꼈다.
이 소설로 짐작해보는 작가의 가치관은-
잊혀지고 지워진 여성의 존재를 되살리는 노력 및 그 과정에서 그 의의를 지지하는 남성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성별 구분 없이 함께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고,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짐작컨대 지나치게 급진적이거나 폭력적인 사회 운동은 반대하는 듯 보인다. 맞게 이해했다면 내 가치관과도 일치하는 면이 있고, 내가 잘못 이해한 거라면 내가 그런 가치관이기에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전을 만드는 과정을 접하게 되는 건 새로운 경험이었다.
사전편집자라... 역시 사람은 자라난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구나 느꼈다. 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직업.
하지만 이 책을 소장하거나 다시 읽을 생각이 들 정도의 무언가는 없음이 아쉽다.
내돈내산이자 내가 쓴 독후감/서평/책 리뷰 91편 : 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핍 윌리엄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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