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의 존재는 진즉부터 알고 있었지만 제목에 거부감이 있어 읽지 않았던 책인데, 어떤 SNS에서 - 부자집 아들들은 학교 공부는 등한시해도 경제 공부는 열심히 하더라, 특히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부의 추월차선> 같은 책은 이미 마스터 했더라 - 라는 내용을 보고 호기심에 중고 서적으로 구매했다.
나는 부자가 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이런 걸 이뤄낸 사람의 머리속에는 뭐가 들었나 궁금했던 거다.
전체 챕터 중 1챕터가 가장 긴데,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더니만 그 긴 챕터를 순식간에 읽었다. 쉽게 쓴 책인 건 맞다.
가르침이 된 부분도 있고, 중간 중간 불편한 내용도 있었지만 이것들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루겠다.
아무튼 좀 불편한 심경이 들던 차에 문득 다른 사람들의 평이 궁금해서 알라딘서점에서 서평을 읽어봤다.
대체로 젊은 사람들(20대)은 꼰대 소리다, 했던 말 또 한다 이러면서 좀 부정적인 뉘앙스다.
그런데 나이가 조금 있는 사람들(40대 이상)은 재테크의 기초 서적이다, 어렸을 때 읽었을 때는 왜 여기 나온대로 하지 않았을까, 왜 잊고 살았을까 이런 평이 많다.
그 얘기인 즉슨 뭔가 사회적 경험이 적을수록 챕터1에서의 저자처럼 반응하게 된다는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계속 읽기로 했고 기어코 끝까지 읽었다.
다 읽고 느낀 점은...
분명 배울 부분이 있고 깨달음도 준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 급여 소득, 저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자신의 일을 하라
- 부채와 자산을 구분하고 현금 흐름이 되는 자산을 사라
- 금융 지식을 배워야 한다. 그것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양은 산더미 같고 계속 변화하므로 끊임없이 그리고 빨리 배워야 한다.
- 남을 위해 먼저 지불하지 말고 나 자신을 위해 먼저 지불하라 (수입 일부를 우선 내 자산으로 만들고=저축/투자하고 그 다음에 지출을 하라는 뜻)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책은 딱 저 메시지만 취하면 좋을 책이다. 그 이상을 이 책에서 제시한 있는 그대로 흡수하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고 생각한다.
책 초반부터 제시하듯이 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이고 그 꿈을 이룬 사람이다. 내가 보는 저자는 '돈' 그 자체만 좇은 사람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목표 그대로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것' 그러니까 '돈벌이에 연결되는 것'만 취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사람의 양심에 찔릴 수 있는 일에 대해 '불법이 아니고 이게 다 내 돈이 되니 괜찮아' 식으로 넘어가는 것도 있다(예: 챕터8 p341 내부자 거래).
무엇보다 세금을 적대시하는 부분이 자꾸 나오는 게 불편했고, 근로소득을 너무 경시하는 느낌이랄까...
예컨대 월급만 받으며 사는 삶은 '처참하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런 식으로 본인이 거부하는 가치에 대해서는 너무도 격한 표현을 사용하여 읽는 사람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정부가 걷는 세금은 '벌'이라고 표현하지만(챕터4), 회사에서 나를 보호해주는 울타리가 되는 노조는 전문가에게 중요하다(챕터6)고 한다. 국가 또한 나를 보호하는 울타리이고, 그 체제 유지를 위해 내는 게 세금인데 이건 벌이고, 회사의 울타리인 노조에 내는 노조비는 벌이 아닌 걸까? (나는 세금도 노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이런 표현의 기저에는 당연히 '나를 부자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가?' 라는 판단이 깔려있다고 느꼈다. 즉 저자에게 있어 세금은 그가 부자가 되는데 방해가 되는 존재이기에 이런 표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 사람 말대로 하면 부자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나만 잘 사는 부자-천민자본주의의 대표 사례가 될 것 같다.
즉 마이클 샌델이 말하는 '공공선을 실천하는 사람'의 정반대에 있다고 본다. 나에게 있어 저자는 배울 부분은 있지만 존경할 만한 사람은 아니라는 뜻이다.
어차피 '부자 아빠' 및 '가난한 아빠'라는 표현 자체에는 어떤 선악도 없다. 저자가 생각하는 가치의 표현일 뿐.
나의 가치는 둘 다 아니다. 나는 부자 아빠도, 가난한 아빠도 거부하겠다.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배울 점만 흡수하겠지만 그 외의 사항에 굳이 부자가 되기 위해 이 책의 내용을 따를 생각은 없다. 나는 마이클 샌델처럼 공공선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겠다.
나에게 있어 이 책은 책을 읽을 때 그 내용을 무작정 받아들이지 말고 비판적 시선으로 보고,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인가 곱씹으며 읽어야 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듯하다.
내돈내산이자 내가 쓴 독후감/서평/책 리뷰 86편 :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로버트 기요사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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