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독다독 2025

85. 빌 브라이슨의 셰익스피어 순례 - 빌 브라이슨

by 김연큰 2025. 11. 4.

빌 브라이슨은 <거의 모든 것의 역사>로 유명한 작가이지만 나는 딱 이 책 하나만 읽어봤다. 21년에 처음 이 책을 접했고 저번에 84.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를 읽고 나니 갑자기 셰익스피어 생각이 나서 이 책을 다시 읽게 됐다. 이 책은 기록에 근거해서 셰익스피어에 대해 알아보고 브라이슨 입장에서 평가하는 책인데 전기라기보다는 한편의 여정같다. 여행 작가가 책이라 그런가?

 

과거에 이걸 읽고 쓴 메모를 보면 다음과 같다.

작가가 여행작가라 그런지 여행하듯 찰지게 써놓음
영국 런던 여행 전 혹은 여행 중 읽으면 좋을 듯. 나도 스트랫퍼드 가봤지만 또 가고 싶다...
이 책을 기반으로 다큐멘터리로 만들어도 좋을 듯. 내가 몰라서 그렇지 이미 있을지도?

셰익스피어가 가짜이거나, 평민 출신일 리 없다고 본 의견은 그냥 계급 의식에 쩐 거 아닐까 🤔
군데군데 어색한 번역이 보여 아쉽

영국에서 연극 희곡이 이렇게 예전부터 인기있고 발전했을 줄은 몰랐다.
난 영국이 돈냄새를 잘 맡아 현재의 콘텐츠 잘 살리는 나라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었던 듯.
역병이 돌아 몇 차례 극장이 닫힌 상황은 지금의 상황(이걸 읽을 당시 팬데믹)과 많이 오버랩됨

난 어떤 이를 무작정 칭송하거나 깎아내리는 걸 싫어하는데(누구에게나 빛과 그림자가 있는 법이니) 셰익스피어의 '과'도 지적한 게 좋았음. 뭐 그 시대는 관행이었다는 말로 벗어나긴 하지만.
백퍼 그의 창작은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신적인 찬양은 덜해지는 느낌이랄까.

 

이번의 감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몇 가지 보충을 하는 선으로 이번 독후감을 정리해보려 한다. 세 가지에 대한 보충을 적으려 한다.

  1. 백퍼 그의 순 창작은 아니다
  2. 셰익스피어가 가짜이거나, 평민 출신일 리 없다고 본 의견에 대해
  3. 다시 읽으며 새삼 눈에 들어온 부분

 

백퍼 그의 순 창작은 아니다

5 <희곡> 그의 작품 특징을 다룬다. 처음에는 그의 작품이 만들어진 순서를 다루다 특징으로 이어지는데 흥미진진했다. 셰익스피어하면 언어를 많이 만들어낸 천재적인 작가 정도로 많이 알고 있는데,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처럼 그의 작품도 원본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았다는 (노래로 따지면 리메이크 작이 만들어져 흥한 사례 같은?) 흥미롭고, 그가 만들어낸 단어도 많지만 신조어를 최초로 기록한 사례일 수도 있다는 관점도, 기존의 희곡 룰을 많이 깨뜨린 사람이라는 것도 있었다. 보다 인간적인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현대로 따지면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몇몇 예술가가 떠오르기도 한다. (뱅크시 같은)

 

셰익스피어가 가짜이거나, 평민 출신일 리 없다고 본 의견에 대해

9장은 '이색적인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이다. 셰익스피어의 본체(?) 따로 있다거나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창작 집단의 합작품이라던가. p231 나왔다시피 "셰익스피어가 현란한 희곡들의 작가로는 조금 불만족스럽다는 확신" 때문인데, '이런 위대한 작가가 교육도 많이 받지 못하고 부유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일리 없어!' 라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는 너무 웃기다. 계급주의에 쩔은 의식 아닌가. 평범한 사람은 위대한 창작을 없다는 것인가? 대졸이 아니지만 업적을 이뤄낸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는데 그런 느낌이잖나. 책 p27에 나온 아래 내용을 다시 새길 필요가 있다.

사실 한 인간으로서 셰익스피어의 감정이나 신념을 가늠할 수 있는 근거는 아무것도 - 정말 눈꼽만큼도 - 없다.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나온 것만을 알 뿐, 무엇이 그 작품 속으로 들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다.

 

다시 읽으며 새삼 눈에 들어온 부분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셰익스피어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

 

4장은 런던의 연극공연장, 런던의 연극계에 대한 이야기다. "연극의 황금시대는 사람의 일생 정도만큼 지속되었을 뿐이지만, 시기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작품이 쏟아져나온 매우 성공적인 시기이기도 했다."는데(책 p97) 셰익스피어 그는 대체 얼마나 좋은 운을 타고난 것인가! 실력에 시대운까지 따랐다는 부러운 부분이다.

 

또한 시를 그만두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연극에 전념했다는 점에서 이미 그때 자기가 좋아하는 혹은 돈을 많이 있는 일을 택할 재능이 있었던 모양이다. 다만 이건 나의 추측일 뿐이고 책에 확실히 나와있는 "셰익스피어는 오랫동안 업적을 쌓아가는 기질을 지니고 있었다(p114)" 건데 글쓰기에서 항시 나오는 말이 '꾸준함'이지만 30대에 죽는 평균이었던 시대에서 오래 꾸준히 있던 것도 그의 복인 듯하다.

 

8장에 보면 연극 황금시대의 종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셰익스피어가 연극에 발을 디딜때부터 사후 년까지 연극 붐이 뜨거웠고, 이후 식어버렸다는 점에서 재능 못지않게 '' 타고나는 것도 얼마나 중요한가, 셰익스피어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었구나 싶다. 셰익스피어 살아 생전의 연극 붐을 모르는 사람이 감상만 봤을 때는 '셰익스피어 덕에 연극 붐이 아냐?' 라고 생각할 있지만 책에도 나와있듯 살아 생전에는 다른 작가들이 인기가 있었고 존경받았다 한다. 그의 생애에도 인정받고 돈도 제법 벌었지만 아주 인기작가는 아니었으며 그의 사후 100 정도 지난 후에야 지금의 인기와 명성이 생긴 .

 

두 번째. 역사는 개별 유기체의 행복에 무관심하다.

 

6장은 셰익스피어가 나가던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첫 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 치세의 말년이 모든 면에서 황금시대였던 것은 아니다. 역사가 조이스 유잉스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치세가 황금시대였다는 믿음은 "영어를 사용하는 민족들의 민간전승"에 기인한다고 주장하면서 “1590년대에 영국에 살면서 가난과 실업, 상업적 불황에 시달리던 사람들 가운데 그들의 시대가 전 시대보다 더 좋은 시대이며, 인간의 창의성이 훌륭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회복시켰다고 말할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사는 개별 유기체의 행복에 무관심"하다고 54.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가 떠오르기도 했고,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나라가 되는 것과 개인이 되는 것은 별개가 된지 오래라고 한탄하던, SNS에서 본 어떤 글이 떠오르기도 했다. 나는 <사피엔스> 쪽 의견에 좀 더 무게를 두는데, 신자유주의 뿐아니라 역사적으로 국가의 번영이 개인의 행복과 연결된 경우는 거의 못본 같아서...이다. 이 책에도 그런 내용이 딱 있지 않나.

 

내 행복과 내 성취는 누가 챙겨주지 않는다. 그냥 내가 스스로 알아서 잘 찾아볼 수 밖에.

내돈내산이자 내가 쓴 독후감/서평/책 리뷰 85편 : 빌 브라이슨의 셰익스피어 순례 (빌 브라이슨 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