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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다독 2025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 최재훈

by 김연큰 2025. 2. 16.

2025년 1월에 읽은 여섯 번째 책.

이 책을 알게된 건 알라딘 서점의 SNS 이벤트 덕이었다. 알라딘에서 24년 12월에 "2024년 서점을 떠난 책"이라는 이벤트를 열면서 책 추천을 받았는데 그 이벤트에서 본 책 중 하나였다. 나도 평소 주변에서 예민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터라 궁금해졌다.

해당 이벤트에 나도 참여했고 결과적으로 당첨도 되어 적립금 1만원을 받았는데 그 적립금 사용할 겸 이 책을 구매하게 됐다.

배송 받고 보니 책이 생각보다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좋았다. 오며 가며 들고 다니며 읽었는데 저자가 쉽고 술술 읽히게 써서 금방 읽었다.

 


 

앞서 내가 예민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했는데 사실 나는 가족들에 비하면 덜 예민한 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예민하다는 말을 많이 하니까 예민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반전! 이 책을 읽어보니 나는 예민하지 않다. 일단 책 초입에 있는 테스트에서 반도 해당하지 않았고(해당되는 게 5개 정도였나?) HSP는 완벽하게 해당하지 않는다. 초감각-초감정-심미안 다 해당 안된다. 나를 좀 아는 사람은 '너 최소한 심미안은 해당하지 않냐' 할 수 있는데(예술 작품 보러 다니는 걸 좋아하니까) 내 경우는 예술 작품을 보며 소름이 돋는다던가 깊이 몰입한다던가 하지는 않는다. 그냥 그걸 보고 듣고 느끼는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참고로 이 책에서 말하는 예민함은 성격적 측면보단 감각적 sensitive 측면에서 얘기하는 것이다.

 

다만 유사 예민자 측면에선 어느 정도 해당한다.

책에 나온 것처럼 초감각 부분에서 약간 겹치는데 다만 감정적 전이가 일어나지 않고 공감만 하는 타입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나는 내 기분을 곧이 곧대로 표현하는 편인데-그래서 예민하다 소릴 듣는 건데- 예민한 사람은 예민함을 표현하지 않는다고?!

 

사실 내가 예민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이유가 (1) 잘 툴툴대고, (2) 영화나 소설에서 슬픈 내용에 눈물을 잘 흘리고, (3) 끔찍하거나 잔인한 걸 잘 못봐서였는데 책을 읽고 알게 된 건

  • 잘 툴툴댄다 > 예민한 사람은 이러지 않음
  • 슬픈 내용에 눈물 > 난 걍 공감을 하는 거임 (감정전이 아님)
  • 끔찍&잔인 회피 > 난 그냥 그 자체가 보기 싫은 것 (감정전이 아님)

그리하여 이 책을 읽은 소득을 요약하자면 나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걸 읽어보니 가족/지인 중 누가 예민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런 점에서 예민한 이의 행동을 이해하고 어찌 대해야하는지 알게된 점에서 도움이 되었다.

 

추가로! 나 자신에게 가장 도움이 된 건 4장 <타인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이었다. 이건 본인이 예민한 사람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읽어보면 분명 도움이 된다. 내가 잘하고 있는 부분을 체크할 수 있었고 반면 내가 직장 생활 시작한 이후 가장 힘들었던 23년 하반기-24년 상반기, 즉 평소의 나와 달리 예민함이 극도에 달했을 때 나를 잘 다스리지 못했던 부분을 반추할 수도 있었다.

 


 

예민한 사람은 이런 특징을 갖고 있구나-라고 깨달음을 얻은 대목

p60 / 가까운 사람 중에 예민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입을 꾹 닫고 있을 때는 아무리 답답하더라도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좋습니다. (…) 억울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무던한 사람인 줄로만 알았는데 사실은 이렇게나 예민한 사람이었을 줄이야. 하지만 관계란 게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법이죠. 예민한 사람들 때문에 답답하고 속상할 때도 있겠지만, 예민한 사람들의 배려 덕분에 편안하고, 기분 좋은 날들도 많았을 테니까요.
p117 / 상대에게 잘 맞춰주는 사람들은 성향상 티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맞춰가는 것을 선호하므로 상대방은 이 사람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예민한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저자의 조언

p109 / 나에게 피해주지 않으면서 남들에게 친절한 사람도 좋은 사람이지만,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나에게 친절한 사람 역시 좋은 사람입니다.

 

특히 5장은 예민한 사람을 위한 위로와 행동지침 같은 게 주를 이룬다. 글쓰기(일기), 취미생활을 장려한다.

p231 / 자신에게 칭찬과 배려와 위로를 아끼지 마세요. (…) 인생에서 진정한 내 편은 그 누구도 아닌 오로지 나 자신뿐입니다.
p238 / 당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5가지 신호 - 다음 다섯 가지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다면 성장하고 있는 것.
1. 불편함에 익숙해져 가는가?
2. 독립성이 강해지고 있는가?
3. "NO"라고 말할 수 있는가?
4.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는가?
5.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가?
p252 / 예민한 사람들의 인생을 요약하면 마음에 상처를 입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과정의 연속

 

 

마지막으로 나에게 해당되어 매우 찔렸던 내용들

p169 / 평소에 본인이 멀티태스킹에 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실은 둔감한 성격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자기 딴에는 멀티태스킹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과제에만 정신이 집중돼 있고, 다른 과제는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은 거죠. 그렇게 하나를 하고 나서 재빨리 다른 과제로 주의 집중력을 옮기는 겁니다. 즉 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면서 두 개의 과제를 번갈아 하는 것인데 스스로는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죠.

진짜 이거 맞음ㅋㅋ 음악 들으면서 공부나 일 할 땐 어느 순간 음악은 사라져있음ㅋㅋ 글고 일이나 공부에 대해서 여러 개 같이 하는 건 나 스스로도 컨텍스트 스위칭이라 표현!

이 내용이 나온 챕터는 운전을 싫어하는 이유인데 역시나 나와 HSP의 이유가 다르다. 나는 내가 사람을 다치게 할까봐 회피하는 건데 HSP는 처리할 내용이 많아지니까 쉽게 피곤해지는 거라고.

 

p209 / 사회성이 조금 떨어져 보이더라도 괜찮습니다. 경중을 비교하자면, 내가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사회성 없는 사람처럼 보이는 편이 훨씬 더 나을 테니까요.

끄덕끄덕. 이거 내가 하는 방법(1). 특히 내가 에너지를 뺏기기 싫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렇게 한다.

 

p213 / 남들이 보는 기준과 상관없이 내가 무언가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스스로 만족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거죠. 나 자신과의 약속, 예를 들어 '일주일에 1권 이상 책 읽기'를 지켰으면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자각을 통해서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끄덕끄덕. 이거 내가 하는 방법(2). 여기에 독후감을 쓰면서도 그런 걸 느끼고 있다. 조회수가 0이건 아니건 상관없다. 몇 달 전에 읽은 책에 대해 다시 되새겨보면서 그땐 몰랐는데 지금 보니 이런 면이 있네? 하는 걸 깨닫는 부분도 있는데 이런 점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p219 / 어렸을 때부터 일기 쓰기를 생활화한 사람들의 내면은 정말 놀랍도록 건강한 경향이 있습니다. 오늘 나에게 있었던 일들을 반추하면서 긍정적 감정은 한층 더 진해지고, 부정적 감정은 한층 더 옅어지기 때문이죠.

끄덕끄덕. 이거 내가 하는 방법(3). 나에게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흔적을 남긴 사건이 있는 날에는 일기를 짧게라도, 단 한 문장이라도 쓰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