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 루이스 세풀베다,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 - 루이스 세풀베다에 이은 세뿔베다의 세번째 창작 동화라고 하여 읽은 김에 연이어 읽기로 했다. 읽은 날도 명확한데 3월 29일-30일-31일에 하나씩 읽었다. 하지만 사실 3시간 정도 집중하면 세 권을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짧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 루이스 세풀베다
아직 사놓고 못읽은 책이 꽤 있음에도 최근에 구매한 이 책을 먼저 읽게 됐다.바다를 말하는 하얀 고래 - 루이스 세풀베다를 읽고 나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이 못견디게 궁금하여 여러 권의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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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 - 루이스 세풀베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 루이스 세풀베다가 기대 이상의 감동을 주어서 세뿔베다의 책을 연이어 읽기로 결정했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 루이스 세풀베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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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가 '달팽이는 왜 느리냐?' 라고 질문한 것에 답하고자 만들었다는 이야기라 하는데 동기가 넘 따스하다 생각 들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진행한다.
주인공은 당연히 달팽이인데 이름이 없다. 이 달팽이는 이름을 갖고 싶어 하지만 다른 달팽이들은 이 달팽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또 주인공 달팽이는 왜 달팽이가 느린지 알고 싶어한다.
사라져 버린 나무들에 대한 추억이 쌓이면서 몸이 너무 무거워지는 바람에 이젠 날 수조차 없구나.
위 문장은 이야기 초반에 달팽이를 만난 수리부엉이가 자신이 왜 날지 않는지를 말한 대목이다. 그냥 문장이 멋있어서 메모해뒀는데 뜻밖에 이 문장이 뒤에서 이어진다.
주인공 달팽이는 자신의 이름을 얻고 달팽이가 느린 이유를 찾아 여행길에 오른다. 떠나겠다는 선언을 할 때의 달팽이는 참 멋졌다.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저는 저의 행복을 찾아 어쩌구.. 이 짤이 떠올랐달까. 달팽이에게 세상 대부분의 생물은 위험한 대상인데 그걸 감수하고 떠나겠다니!

이곳에는 자기한테 친절히 대해 주는 이들도 있고, 가끔 무서운 동물들도 나타나지만, 어쨌든 전혀 모르는 곳으로,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무작정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는 거야.
4장에서 달팽이는 <반항아> 라는 이름이 생긴다. <기억> 이라는 거북이가 지어준 거다. 이 4장은 참 따스했다. 이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4장에서 마침 이세계의 <낭만젊음사랑>이 나왔고 이 장의 내용 및 분위기와 너무도 잘 어울렸다. https://kko.kakao.com/q7c-3uy3v8
낭만젊음사랑 - 이세계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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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낭만이란 배를 타고 떠나갈 거야
아무것도 모르지만 우린 괜찮을 거야
5장에 들어와 인간들이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환경-즉 그들의 보금자리를 파괴하는 현장을 보고 반항아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러자 기억은 반항아와 자신이 왜 느린지를 알려주며 용기를 준다.
진정한 반항아라도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지만, 맞서 싸워 이겨 낸다고 말이야.
느려서 둘은 만날 수 있었고 반항아는 이름을 가질 수 있었고 닥칠 위험도 알게 된 것이다. 이후 기억과 헤어진 반항아는 6장에선 여러 종류의 동물들에게 알려 대피할 수 있게 해주고 7장에 들어 마침내 달팽이에게도 알린다. 나이가 많은 달팽이들은 자신들의 권위를 잃을까 봐 반항아를 못마땅해 하고, 정말 그런 상황이 맞는지 증명을 요구한다. 권위 앞에서는 증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보며 과거의 내 일도 떠올랐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찾는 새로운 민들레 나라는 앞에 있지, 뒤에 있지는 않다는 점이에요. 어떤 일이 있어도 저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겁니다.
어쩜 이렇게 용감한 달팽이가 있을까. 나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지. 존경스럽다.
먼 길을 가다 힘이 빠질 무렵 달팽이들은 수리부엉이를 다시 만나고, 인간들이 너도밤나무를 베어버린 바람에 날 수 밖에 없는 형편을 듣는다. 수리부엉이의 도움을 받아 하늘을 나는 경험을 해본 달팽이들은 자신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진 광경을 보게 된다.
저 아래로 보이는 광경은 차마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참혹했단다. 그들을 내쫓은 시꺼먼 길이 들판의 대부분을 뒤덮어 버리고 만 거야. 그들이 살던 아름다운 보금자리가 인간들 때문에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린 거지.
인간들로부터 어느 정도의 시간을 벌게 된 달팽이들은 열심히 새 보금자리를 찾아 이동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달팽이가 희생된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정든 납매나무에서 함께 떠난 달팽이들 중 절반도 남지 않았다는 거야. 결국 젊은 달팽이들만 끝까지 그를 따라온 셈이지.
어쩌면 나이든 이들이 떠나려하지 않는 건 지킬 것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떠나봐야 살아남을 가능성이 낮아서 그런 것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는 예상대로 해피엔딩이지만 그 과정이 지금까지 본 세뿔베다 우화/동화 중 가장 긴장감 넘쳤다. 지금까지 본 주인공 중 가장 약한 존재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루틴, 관습, 정형화된 것들에 마냥 순응하는 것이 가장 약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반항아는 반항해서 큰 어려움을 겪지만 그 끝은 구원이었다. 나도 반항아와 같은 상황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큰 용기와 위로가 될 것 같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내 인생의 진보를 위해 반항하고 기억하겠다.
내돈내산이자 내가 쓴 독후감/서평 64편 :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루이스 세풀베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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