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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다독 2025

63.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 - 루이스 세풀베다

by 김연큰 2025. 4. 1.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 루이스 세풀베다가 기대 이상의 감동을 주어서 세뿔베다의 책을 연이어 읽기로 결정했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 루이스 세풀베다

아직 사놓고 못읽은 책이 꽤 있음에도 최근에 구매한 이 책을 먼저 읽게 됐다.바다를 말하는 하얀 고래 - 루이스 세풀베다를 읽고 나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이 못견디게 궁금하여 여러 권의 책을

kim-lotus-root.tistory.com

그의 책은 여러 권 사두었지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고양이' 때문이다. 아무리 봐도 작가는 고양이를 키워봤거나 연구를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또 다른 고양이 책을 읽고 싶었다.
심지어 이 책은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보다 더 얇다. 앉은 자리에서 금방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이 이야기에 얽힌 사연>으로 시작하는데 본인이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점, 아들 막스와 그가 입양한 고양이 믹스 이야기를 하며 이 책이 막스와 믹스를 모티프로 한다는 것을 흘린다. 역시나 그랬다. 그렇지 않고서야 고양이에 대해 그렇게 잘 알 수가 없다.
 

물론 믹스는 막스의 고양이고, 막스는 믹스의 주인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다 보면 한 사람이 다른 이나 어떤 동물의 주인이라고 하는 게 얼마나 그릇된 생각인지 깨닫게 된다. 차라리 막스와 믹스, 아니 믹스와 막스는 서로 좋아한다고 말하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위 내용은 시작하는 첫 문단인데 집사 입장에서 매우 공감됐다. 나는 절대 고양이 주인이라고 하지 않는다. 엄마라고도 하지 않는다. 굳이 표현하자면 대외적으로 집사이고 정확히는 그냥 같이 사는 식구이고 가족이라 생각한다. 또한 서로 좋아하는 사이.. 이길 바란다. (나는 좋아한다. 하지만 고양이 생각을 모르니까?!)
역시 다른 존재를 존중하고 인정하라는 세뿔베다다운 시작이다.
 

고양이들의 시간은 사람의 시간과는 다르다.

 
고양이는 한 살 먹을 때마다 4를 곱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인간 기준으로 나이를 환산할 때 쓰는 말이다.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 집사 입장에선 이보다 슬픈 말이 없다. 분명 내 손바닥만했던 아이들이 지금은 나보다 나이가 많고, 여전히 나에게 아이처럼 응석을 부리는데 병원에서 시니어 소리를 듣고, 몸에 노화의 흔적이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어떤 새도 태어날 때부터 날지는 못하지만, 하늘의 유혹이 추락의 두려움보다 더 강해지는 순간이 오면 자연히 날개를 펴는 법이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에서 갈매기가 날기 전, 고양이들이 고민하던 때가 떠오르는 문장이다. 한편 위 문장은 뒷부분의 복선이 되기도 한다.
 


 
제목에 언급된 생쥐는 5장에야 등장한다. 이 우화가 총 10장인 걸 고려하면 꽤 늦게 등장하는 느낌이지만… 아 사실 알고보면 4장에도 그 생쥐는 등장했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에서 고양이가 갈매기를 날게 했다면, 여기서는 생쥐가 고양이를 날게 한다. 정확히는 함께 난다. 그 과정에 고양이 특성과 특유의 모션이 잘 표현됐고 이를 상상하면서 읽자니 마치 우리집 고양이가 날아가는 듯하여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삶이라는 건 길이가 아니라, 고양이와 생쥐처럼 서로 마음을 열고 얼마나 따뜻한 마음으로 사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고 결국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바로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아낄 수 있다"는 것.
 
그런 관점에서인지, 책 전반에 주인공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진정한 친구라면 ~ 해야 한다." 식의 문장이 자주 보이는데 서로 좋아하는 사이에서 갖춰야할 세풀베다가 생각하는 룰을 녹여놓은 느낌이다.
 


 
이 책의 최대 매력은 고양이에 대한 묘사가 매우 잘 됐다는 점, 그리고 그림을 꼽겠다. 그림이 참 따숩다. 절로 미소짓게 하는 매력이 있다. 연필로 그리고 포인트가 되는 부분만 주홍색으로 칠해져있는데 그 연필 질감이 책 내용과 참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고양이 특유의 부드러움과 유연성도 잘 느껴진다.
그리고 겉표지 속 숨겨진 이미지도 참 귀엽다. 이 책을 보셨다면 겉 커버에 숨겨진 삽화를 꼭 보시길!
 
내돈내산이자 내가 쓴 독후감/서평 63편 :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 (루이스 세풀베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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