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 상어, 그리고 고래. 이 셋의 공통점은 내가 바다에서 만나는 걸 기대하는 동물이라는 거다. 이 중 상어의 경우는 정확히는 흑기흉상어(Blacktip Reef Shark)이고 고래에는 돌고래도 포함한다. 아무튼 이 셋 중 하나가 나오는 책도 덩달아 좋아한다. 알라딘 편집장의 선택을 구경하다가 발견했고, 눈여겨본 책들을 2월에 구매할 때 이 책도 사게 됐다.
이 책은 3월에 읽을 첫 책으로 선택했다. 책 표지에 "마르타 R. 구스템스 그림" 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삽화가 많은 편이다. 1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지만 하나의 장이 몇 페이지 되지 않고 그 장의 주제에 충실하게 짧고 굵게 내용 전개를 한다. 그렇다보니 집중해서 읽으면 30분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하고, 다른 정보를 더 많이 찾아보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전개는 고래의 관점에서 인간 세계와 바다 세계를 서술하는 방식이고, 내용은 탐욕에 찌든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저자인 세풀베다는 환경과 소수 민족에 대한 모두의 각성을 촉구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많이 썼다고 하는데 이 책도 그렇다. 인상적인 부분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p37 / 느림보 거북이도 다른 거북이를 공격하지 않는다. 탐욕스러운 상어도 다른 상어를 공격하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세상에서 자기와 비슷한 이들을 공격하는 종은 인간밖에 없는 것 같다. 인간들에 관해 새로운 사실을 알고 나니 영 기분이 언짢았다.
p110 / 밤에는 선잠을 자면서 차라리 마지막 라프켄체 인간이 어서 죽기를 바라기도 했다.
p116 / 나, 인간들을 계속 쫓아다녀야 할 저주받은 운명.
나,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이들의 힘.
나, 바다의 가차 없는 정의.
내 경우엔 내가 자유로운 인간이라는 점을 잊지 않기 위해 투쟁하는 거요.
(루이스 세풀베다, <우리였던 그림자> 중)
나 역시 환경에 관심이 많다보니 그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져서 위에 인용한 <우리였던 그림자>를 포함해서 몇 권을 어제 구입했다. 근데 여전히 아직 못읽은 책들이 있는 상황에서 구매한지라 언제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ㅎㅎ;
이 책에서 삽화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에메랄드 빛 겉표지를 벗기면 나오는 흑백 표지와 비교해볼만 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메시지를 그대로 요약해서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흑백 표지는 45페이지에 나오는 그림과 동일하며, 43-44페이지의 내용을 묘사한 것이다. 인간의 탐욕과 그로 인해 파괴되는 환경을 하나의 삽화로 그려낸 것.
이 책을 읽고 찾아봤던 정보들을 옮겨본다.
향유고래
향유고래는 멸종위기종이었고 1985년 포획이 전면 금지됐으나 지금도 불법적으로 포획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5h0016a
향고래
고래의 한 종류. 향유고래라고도 한다. 몸체와 머리가 매우 육중하며, 체색은 검은 청회색 또는 갈색이다. 전세계의 온대 및 열대 바다에 서식하며 대체로 무리 지어 생활한다. 향고래
100.daum.net
모차섬
이 책의 주인공은 하얀 향유고래인데 인간들에게는 모차 딕이라고 불린다. 모차섬 + 모비 딕 느낌으로 보면 된다. 모차섬이 실제 있는 섬인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결론적으로 정말 있다. 이 책은 푸에르토몬트라는 칠레 서쪽 해변가에서 시작되는데, 푸에르토몬트보다 조금 더 북쪽에 있고 칠레 서쪽에 있는 섬이다.
https://maps.app.goo.gl/Rob8XgveuUsUqJNf7?g_st=ic
Mocha Island · 4.5★(101) · 섬
칠레 비오비오
www.google.com
아이유의 <이지금> 노래 가사를 빌자면 "더 놀라운 건 지금부터야" 인데, 앞서 이 책에서 마르타 R. 구스템스의 삽화를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표지 삽화도 인상적이지만 더 놀라웠던 건... 우선 120~121 페이지에 걸쳐져있는 삽화는 다음과 같다.
그리고 아래는 구글맵에 있는 모차섬 정보에 있는 사진이다. 놀랍도록 똑같다.
오르노스 섬
오르노스 섬은 칠레 최남단에 있는 곳이다.
세계의 끝(Fin del mundo)이라고 불리는 우수아이아보다도 남쪽에 있다. 책 속에서 이곳을 매우 무서운 곳으로 묘사해서 궁금해서 찾아봤다. 확실히 해두자면, 책에서는 '오르노스 곶'으로 언급한다.
https://maps.app.goo.gl/RBY76AZgH4yQh73R6?g_st=i
오르노스 섬 · 4.6★(31) · 섬
Cabo de Hornos, 마가야네스 칠레
www.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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